제목 현장에서 조사한 구비전승민요1 출판한 동아대 박물관장 류종목 교수
글쓴이 관리자 작성일 2010/10/27
조회수 3846 첨부파일
내용 "부산 구비민요 388편 채록"
구비민요집 현장에서… 출판한 동아대 박물관장 류종목 교수



구포다리는 걷는 다리요, 영도다리는 드는 다리요, 영감다리는 감는 다리요, 새벽다리는 푸는 다리요.

구포다리와 영도다리의 특징을 간단하게 비교한 표현이 재미있다. 그런데 우리 집 영감다리는 밤새 감는단다. 싫다는 말인지 좋다는 말인지. 영도구 동삼동의 한 어르신이 흥얼거리는 구비전승 민요다.

지역특성상 모심기소리 많아
기획부터 출판까지 30년
"집단노동요의 독창 변질 유감"

구비전승 민요는 음악과 문학의 모태로 불린다. 동아대 박물관장 류종목(국문과) 교수가 현장에서 조사한 구비전승 민요1(민속원)을 펴냈다. 부산 전역을 대상으로 전승 민요가 조사된 예가 없었다. 그러는 사이 구비전승 민요를 부르는 세대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 류 교수의 조사가 값지게 여겨지는 이유다.

류 교수가 부산 전역의 민요 조사에 착수한 계기는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주관으로 전국단위 구비문학 조사에 참여했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부산만 빠졌다. 부산에 거주하며 부산을 학문적 고향으로 삼고 있는 그는 마음의 빚을 지게 되었다. "조사에 착수한 것은 20년 뒤인 1999년이었어요. 제자들의 도움을 받아 1년 간 조사를 했지요. 자료집의 서문까지 완성했어요. 하지만 책 발간이 여의치 않아 서랍 속에서 다시 10년을 묵었다가 이제야 활자화 된 것입니다."

부산 16개 구·군마다 대표적인 동을 선정했다. 사하구 다대동, 북구 구포동, 금정구 두구동, 영도구 동삼동 등이다. "16개 동의 경로당을 돌아다니며 하나하나 받아 적고 녹음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일부는 CD에 담겨 책과 함께 발간됐다. 자료집에는 부산광역시 개관에 이어 동별 개관을 실었다. 다시 동별 조사대상 경로당, 조사대상자의 나이와 이름 등을 자세히 밝혀 두었다. 어떤 민요는 악보까지 채록했다. 책에 실린 민요는 모두 388편.

조사결과 몇 가지 특징을 끄집어낼 수 있단다. 그는 "먼저 농사와 관련한 노동요 가운데 모심기소리가 가장 많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고 했다. 이는 경상도의 대표적인 민요가 모심기소리이기 때문. 모심기소리는 주고받기식 교환창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요즘 소리를 주고받을 이가 없다. 그러다 보니 집단노동요가 독창으로 바뀐 아쉬움도 있었다고. 가사도 툭 끊기거나 변화가 심했다. "이밖에도 부산 삼팔선 동래행진곡 구포다리가 등 지역 특성을 반영한 창작민요가 많은 점이 특징이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물론 구비문학은 인위적 힘을 가해 고정시키는 순간 생명력을 상실하고 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구비문학이 사라지는 것을 방치할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특히 부산은 구비문학 기록의 제외지역인데 그동안 많이 변질되고 사라져 버렸습니다."

류 교수는 이번 자료집 출간을 계기로 조사지역을 경남으로 확대할 생각이다. 경남 사천 남해 창녕 창원 양산 등 큰 시·군별로 전승민요집을 출간할 계획이다.



부산일보 생활/문화 2010.10.19 (화) 오전 10:15
이상민 선임기자 yey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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