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전통 민속놀이 발굴·계승 힘쓰는 공주시청 이걸재씨
글쓴이 관리자 작성일 201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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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충청] [충청도양반] "신명나는 소리, 잘 키우고 전해야죠"

조선일보 우정식 기자 jswoo@chosun.com
입력 : 2010.10.05 03:06 / 수정 : 2010.10.05 07:51


[충청도양반] 전통 민속놀이 발굴·계승 힘쓰는 공주시청 이걸재씨
논두렁밭두렁 지도·육성 무형문화재 2건 등록시켜



충남 공주시 논두렁 밭두렁(회장 전용주)은 신명나는 민속공연을 선보이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실버공연단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지방문화원 어르신문화프로그램을 통해 공주문화원이 운영하는 어르신문화나눔봉사단이다. 공주시 의당면지역 60세 이상 노인들을 주축으로 2005년 5월 결성됐다. 현재 33명의 정회원, 39명의 준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단원들은 평소 농사를 짓다 공연 일정이 잡히면 틈틈이 쌓은 기량을 뽐내며 신명나는 공연을 선보인다. 노인들이 대부분이지만 국립극장과 일본 아마구찌시 축제무대에 초청되는 등 전문공연단 뺨치는 농익은 솜씨를 자랑한다. 전통 두레 풍장소리를 바탕으로 전통춤, 소리 등을 가미시킨 녹두장군 오셨네, 풍장이 어우러지는 판, 민요 및 동요 마당 등 다채로운 공연을 척척 선보인다.

특히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이걸재࿖) 공주문화원 부원장이 시골 어르신 모임을 품격 높은 예술공연단으로 키운 일등공신이다. 그는 공연단을 기획·운영하는 터줏대감이자 공주시 산하 공주문예회관 공연기획 담당Ɩ급) 공무원이다.

1981년 공채로 9급 공무원이 돼 30년째 근무 중인 그는 그동안 공주문화원에서 어르신들과 100여 차례 민속공연을 펼쳐온 소리꾼이기도 하다. 1999년 공주시청 문화관광과 근무 당시 공주 웅진성 수문병 근무 교대식, 무령왕 즉위식, 동성왕 연희 재연 등을 처음 기획·연출했다. 노인단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민속공연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는 그는 고향 공주시 의당면에 전래되는 의당 집터 다지기를 발굴, 공주의 대표적인 민속공연으로 키워냈다. 또 2008년부터 일제강점기에 해외로 나간 동포들의 애환이 서린 독립군아리랑 등 9개 아리랑을 엮은 아라리오 공연을 독무대로 펼쳐오고 있다.

그가 민속공연에 빠져든 것은 소리꾼이었던 선친 이강습씨의 영향이 컸다. 어릴 적 자연스럽게 소리를 익혔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 선친이 작고한 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소리를 잊고 지냈다. 그러다 정안면사무소에 근무하던 1984년부터 시골 경로당 노인들에게 듣는 옛 노랫말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후 잊혀져가는 옛 이야기와 소리를 보전하겠다는 일념으로 전통 노랫말과 사투리를 기록하는 일에 매달렸다.

그는 15년 동안 수집·정리한 공주시 사투리와 민속 생활용어 채록보고서로 2008년 제 23회 전국향토문화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때 발표한 내용을 정리해 작년 12월 공주말사전(공주의 사투리 민속 속담 생활용어사전·민속원)을 발간했다.

청년시절 소설가를 꿈꿨던 그는 문학에도 조예가 깊다. 시집으로 푸념 시리즈 3권, 소설 궁핍을 펴냈으며 충남문인협회 이사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향토사를 녹여 직접 창작한 희곡도 개판, 송산리고분 도굴기, 황산벌 등 9편에 이른다. 그가 발굴한 신풍면 선학리 지게놀이, 우성면 봉현 상여소리는 충남도 무형문화재로 등록됐다. 이어 그가 발굴에 공을 들인 의당 집터 다지기도 충남도 무형문화재 등록을 위한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이씨는 요즘도 의당면 강습소에서 매주 3차례 저녁에 2시간씩 단원들과 호흡을 맞춘다. 최근 부천세계무형문화엑스포에 이어 세계대백제전에서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공연단의 반주를 맡고 있는 최병숙(여·42)씨는 "어르신들이 나이를 잊고 공연에 쏟는 열정은 젊은이를 능가할 정도"라며 뿌듯해했다.

"선조의 애환이 서린 전통소리를 젊은세대들이 즐겨들으며 맥을 잇도록 하는 게 소박하지만 간절한 꿈이죠."

이씨는 "신명나는 우리 소리와 혼을 전하는 일에 여생을 다 바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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