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국립민속박물관장 개방형 직제로 회복해야"
글쓴이 관리자 작성일 2018/07/17
조회수 604 첨부파일
내용 "국립민속박물관장 개방형 직제로 회복해야"


<하도겸 학예사(국립민속박물관)의 국립민속박물관 관장의 국립전주박물관 전보에 대하여에 대한 반론


위 기고에 원론적으로 동의합니다. 아래 몇 가지를 첨언합니다. 반론기사를 환영한다고 되어 있어서 겸사겸사 적어둡니다.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선일보> 등의 기사에서 언급했듯, 천 관장 발령에 대한 ‘민박의 굴욕’이라는 정서가 지금 민박 구성원 대부분의 생각임을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간단치 않은 문제들이지만 기사나 칼럼, 성명서 등이 지금의 상황을 말해주고 있는 듯합니다. 모두 현재의 난맥을 풀고 가려는 의지와 충정이라는 점에서 성원을 보냅니다.

2. 천 관장을 정 조준하는 것은 우리 민학연(이하 한국민속학술단체 연합)이 담당할 부분은 아니라 봅니다. 민박에 대한 현실 인식이나 인지감수성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문제의 근원이 거기 있다고 판단했지만 성명서에 에둘러 전근을 축하한다는 표현을 썼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민학연 운영위도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중화된 표현들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는 민속학계 전반의 주장이 아니라 소수의 주장이라는 반박도 있었지만, 연합회 운영위(8개 학회의 회장, 총무, 운영위원)에서 결정한 바를 들어 공론화과정을 거쳤음을 답신한 바 있습니다.

3. 신임 민박관장 조건을 “민속학에 국한하지 않고 인류학, 역사학, 국문학 등의 학식이 있는 사람이면 된다는 의견”, “학계의 주장처럼 민박 관장은 민속학 최고 전문가일 필요가 없다”는 의견에 반대합니다. 행정능력이 미숙한 교수 출신 낙하산 학자들이 망친 기관들이 수도 없이 많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는데 이번 사안과는 좀 다른 문제입니다. 성명서에서 말했던 민속학 최고 전문가라는 표현은 민학연을 구성하는 전공 일체를 포함하는 뜻으로 이해하셔야 합니다. 민학연 구성을 봐도 민속학이란 분과학문 명칭을 전공으로 내세우는 학자들은 많지 않습니다. 대개가 국문과 중심의 분포이기 때문에 구비문학, 음악(국악)학, 무속학 등 전공이 분화되어 있습니다. 이 모두를 포괄하는 뜻으로 범칭 ‘민속학자’라 합니다.

4. 신임 박물관장이 박물관을 발전시킬 수 있는 행정경험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원론적으로는 찬성합니다. 다만, 민학연에서 주장했던 것은 그 자격을 민속학 관련 전문가로 해달라는 취지임을 말씀드립니다. 예컨대 지금 장관의 재가만 남았다고 전해지는 중박의 관리들도 충분한 행정경험을 갖추고 있고 능력 또한 출중한 분들입니다. 그분들을 개별적으로 반대하자는 게 아닙니다. 현재 민박 내에도 그만한 자격자들이 있고 민박 출신으로 산하 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른바 민속학 관련 행정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사실은 이분들을 중용해야 맞습니다. 나아가 천 관장이 들어갈 당시 조건이었던 개방형 직제로 회복하는 것이 맞습니다.

5. 지금의 민박관장 논란은 사실 민박 이전 계획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경복궁 복원으로 인한 불가피한 민박 이전이 논의되었고 용산공원으로 가는 것으로 결정된 바 있습니다. 중박, 전쟁박물관 등 클러스터를 이뤄 그간의 외국인 관광객 최고 유치를 자랑하는 민박의 효용성을 이어가자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작년 말 갑자기 세종시 이전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보도들에 의하면 세종시 이전이 확정되었다고도 합니다. 이에 반대하는 이종철 전 관장 등 민속학 관련자들이 각종의 형태로 반박을 했지만 막무가내였습니다. 작년 말 보도들을 보니 신설되는 한국문학관이 용산공원으로 간다는 결정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 보도를 보고서야 용산으로 결정되었던 민박 이전이 갑자기 세종시로 변경된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문학관이 대신 들어가기 위한 것이었지요. 차제에 도종환 문체부 장관 면담, 질의 등을 통하여 이 문제를 거론할 예정입니다. 지역균형을 위해 지방으로 간다던 한국문학관 부지가 왜 용산으로 가게 되었는지, 이미 결정된 민박 이전을 왜 바꾸었는지 등이 의문입니다. 시인인 문체부장관의 전공과 관련되어 있지 않은지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문 대통령의 행보와 정면 배치되는 것이며 지방자치를 연방제 수준으로 끌고 가겠다던 정책에 반하는 것입니다. 민박도 동일하지 않냐구요? 현재 다른 곳과 비교 자체가 안 되게 성황을 이루고 있는 민박의 외국인 관광객 숫자와 그 기능에 대해 주목하면 답이 보입니다. 특히 지금 용역 중에 있지만 민박 또한 지방 민속박물관을 만들 계획 중에 있습니다. 대통령이 공약한 광화문 시대를 전제한다면 사실 민박이 가야할 곳은 지금의 청와대 건물입니다.

6. 거듭 주장하는 것은 지금 민박이 그리고 민속학계 전체가 담당할 시대적 책무들이 막중하다는 점입니다. 급속하게 전개되고 있는 남북 화해 시대의 빗장을 열어야 할 담당자들이기 때문입니다. 한민족의 동질성과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회복하기 위한 내밀한 전략과 작업들이 요청됩니다. 이 분야에 헌신한 민속학 관련 전문가가 임용되는 것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그간의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시대적 비전을 펼칠 수 있는 전문가가 관장에 임명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민학연은 이런 관장을 적극 돕기로 성명서에 약속했습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우리에게 닥친 민족적 소명을 담당해나갈 것입니다.



2018. 7. 13.

한국민속학술단체 연합회장 이윤선




<<관련 기사>>

- 불교닷컴(2018.07.04) ["국립민속박물관 관장의 국립전주박물관 전보에 대하여" ] 기사의 바로가기

- 불교닷컴(2018.07.13) ["국립민속박물관장 개방형 직제로 회복해야" ] 기사의 바로가기
이전글 국립민속박물관장을 민속학 관련...
다음글 【謹弔】 민속학자 박호원 박사 別世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