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문화에 담긴 오래된 미래지식을 탐구하다
섬과 바다의 문화적 의미를 새롭게 되짚고 그 지속가능성과 미래가치를 탐구한 책이 발간되었다. 곳곳에 연륙‧연도교가 놓이는 등 인문환경이 급변하고 있으므로 인문 전통의 가치와 의미를 탐색하는 작업이 더 긴요한 상황이다. 네 가지 열쇠말을 중심으로 새로운 섬 민속학을 제안한 저자의 색다른 문제제기가 눈길을 끈다.
이미지나 이슈에 매몰되지 않는, 섬과 바다의 민속에 담긴 오래된 미래지식 탐구
우리는 섬에 대해 여러 이미지를 갖고 있다. 낭만적인 분위기를 떠올리는 이도 있고 고립되고 쓸쓸한 곳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긴 기간 유배지로 이용되었던 역사적 배경이 섬을 설명하는 주요 지식이 되기도 한다. 또한 뉴스에서 간간이 나오는 섬에 대한 궂은 소식들이 섬을 수상한 공간으로 각인시키기도 한다. 이런 일들로 인해 섬을 변방으로 소외시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곤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오염되지 않은, 개발되지 않은 청정 자연으로 평가하고 ‘가고 싶은 섬’, ‘치유의 공간’으로 주목하기도 한다. 그리고 관광 개발이나 국가 간의 분쟁이 이슈가 될 때에는 섬이 중요하고 의미 있는 공간으로 재평가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가 섬을 대하는 태도는 한결같지 않다. 하지만 이미지나 이슈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런 접근은 섬의 이질적인 면을 부각시켜 특이한 존재로 구분 짓고, 주체가 아닌 객체로 대상화하기 때문이다. 섬과 그곳에 사는 주민들의 삶을 타자화하지 않고 주체로 재인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들이 긴 기간 자연에 적응하면서 공동체를 이루고 대내외적인 교류와 경제활동을 하면서 구축해온 문화다양성과 거기에 담긴 오래된 미래지식을 탐구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그것을 탐색하고자 했다.
섬을 보는 네 가지 열쇠말 : 적응, 교류, 경제활동, 연행
‘적응’, ‘교류’, ‘경제활동’, ‘연행’ 등의 열쇠말은 도서지역 민속 전승의 핵심적인 영역들과 관련이 있다. ‘적응’은 자연과 인간‧공동체가 어떻게 교섭하는지를 살피는 문화생태론적인 주제들과 연관이 있다. ‘교류’는 사회적 네트워크와 육지․섬 그리고 다른 섬들과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관계 또는 비교 연구의 주제들과 관련이 있다. 또한 ‘경제활동’은 민속 전승의 성쇠와 활력, 역사적 변화 과정 등과 관련돼 있다. 그리고 ‘연행(演行)’은 어촌의 동제‧굿‧농악 등이 사회적 행위이자 예술적 표현이라는 점을 보여주며 그것이 생업과 상관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키워드다. 이런 점에서 이상의 네 가지 열쇠말은 ‘섬의 민속학’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접근 대상이자 통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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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제1부 섬과 바다의 민속을 어떻게 연구할까
제1장 섬의 민속학, 무엇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1. 섬 민속 연구의 방향을 모색하는 이유 2. 어떤 관점에서 다룰 것인가 3. 어떤 방법으로 연구할 것인가 4. 무엇을 주목하는가 : 네 가지 열쇠말
제2장 섬을 보는 여러 관점, 도서성을 어떻게 이해할까 1. 고립된 곳, 고형 문화의 잔존 지역으로 보는 관점 2. 중앙정치와 유배인의 입장에서 보는 관점 3. 대중문화에 담긴 타자화된 이미지와 개발주의자의 관점 4. 교류와 내․외부의 관계를 아우르는 관점
제2부 적응 : 생태환경에 대한 적응과 섬 생활
제1장 전통항해술과 전통지식-강진 옹기배 사공 신연호의 사례 1. 옹기배 사공 신연호 구술자료의 중요성 2. 전통항해술과 전통지식을 주목하는 이유 3. 민속기후학적 지식 : 항해의 적절성을 판단하고 예측하는 지식 4. 바람과 배질 : 바람에 대한 인지체계와 항해술 5. 전통항해술과 전통지식의 전승의미
제2장 생태환경에 대한 적응과 어로활동-가거도의 멸치잡이 민속지 1. 전통지식과 어로활동을 주목하는 이유 2. 생태환경에 대한 인지와 전통지식 3. 멸치잡이에 나타난 생태적 적응성 4. 전통지식과 어로 적절성의 의미
제3장 자연에 대한 적응과 민속생태학적 환경 인지-완도 생일 사람들의 사례 1. 머리말 2. 마을별 어장 구획에 타나난 생태환경 인지 3. 공동체신앙에 나타난 공간 구성과 환경 인지 4. 맺음말
제4장 섬의 농업에 나타난 생태문화적 적응 양상-청산도 구들장논의 사례 1. 청산도 구들장논을 주목하는 이유 2. 청산도의 자연환경과 구들장논의 분포 3. 구들장논의 구조와 관개 방식 4. 구들장논의 경작 기술과 논갈이 5. 구들장논의 생태문화적 의미
제3부 교류 : 섬과 육지 그리고 해역 간 교류의 양상
제1장 도서지역의 사회문화적 네트워크와 교류-다도해를 중심으로 1. 다도해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살피는 이유 2. 일상의 나룻배 네트워크 3. 어로활동 네트워크 4. 교역활동 네트워크 5. 네트워크에 토대를 둔 교류의 다양성
제2장 남해안 어민들의 원거리 어로활동과 교류 1. 머리말 2. 어로활동의 유형 3. 원거리 어로활동의 양상 4. 맺음말
제3장 울릉도와 거문도-남해안 어민들의 울릉도 진출 기록과 기억 1. 머리말 2. 「울릉도검찰일기」에 나타난 활동상 3. 구전자료를 통해 본 활동상 4. 맺음말
제4장 섬으로 간 남사당의 행방과 도서지역의 상례놀이 1. 도서지역의 상례놀이, 유교적 엄숙주의와 다른 파격 2. 도서지역 상례놀이에서 발견되는 남사당 3. 남사당의 활동상과 도서지역의 남사당소리 4. 남사당이 섬으로 간 이유와 도서지역의 사회적 배경 5. 상례놀이의 전승 기반과 남사당의 토착화
제4부 경제활동 : 어촌의 경제활동과 민속 전승의 배경 241
제1장 포구의 어업경제적 배경과 매개적 기능-서해안 포구를 중심으로 1. 포구에 대한 민속학적 관심 2. 포구의 어업경제적 배경과 특징 3. 포구의 매개적 기능과 문화 교류 4. 포구민속 연구의 가능성 제2장 어촌의 경제적 배경과 마을굿의 변모-당제 문서를 통해본 칠산 해역의 두 사례 1. 칠산 해역의 두 사례를 주목하는 이유 2. 어촌 마을굿의 경제적 기반 3. 경제적 기반의 변화와 마을굿의 변모
제3장 옛 어촌의 생업 변화와 마을굿의 변모-시흥 새우개의 사례 1. 머리말 2. 새우개 사람들의 생업활동과 그 변화 3. 마을 공동체와 도당제의 관련성 4. 맺음말
제4장 어로의 의례적 재현과 어업 형태의 대응 1. 어로와 의례의 상관성을 살피는 이유 2. 어업 의례의 전승현황과 지역별 대비 3. 제주도 채취 어로의 의례적 재현 4. 황해도 어선 어로의 의례적 재현 5. 어업 의례의 형태별․지역별 대응 의미
제5부 연행 : 공동체의 사회적․예술적 표현과 기억
제1장 연행되는 파시, 그 파노라마적 풍경과 파시 주체의 욕망 1. 연행의 관점에서 파시를 주목하는 이유 2. 파시의 성립 조건과 배경 3. 파시의 연행과 그 파노라마적 풍경 4. 욕망의 교집합과 타자화된 욕망 5. 파시 산다이에 나타난 욕망과 유흥의 정서 6. 논의의 확장 가능성
제2장 농악 연행 공간의 확장, 선창굿과 간척지굿의 병행-고흥 월포농악의 사례 1. 월포농악의 연행 공간을 주목하는 이유 2. 당제와 연계된 제의적 연행 3. 생업 공간의 확장과 선창굿-간척지굿의 병행 4. 농악 연행 속에 새로운 생업 공간이 수용된 의미
제3장 미황사 군고패에 대한 공동체의 기억과 그 재현양상 1. 머리말 2. 미황사 군고패에 대한 기억과 구전 3. 도제 속에 수용된 군고패에 대한 기억과 의례 전승 4. 군고패에 대한 재해석과 기획의 의미 5. 맺음말 제4장 발광대놀이의 연행내용과 창조적 재현 1. 발광대놀이의 재현과 기록화 과정 2. 발광대놀이의 연행내용 3. 발광대놀이의 특징과 창조적 재현
참고문헌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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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엽 李京燁 Lee Kyung-yup
목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도서문화연구원 원장 『상례놀이의 문화사』, 『지역민속의 세계』, 『씻김굿』, 『진도다시래기』, 『바다 삶 무속』(공저), 『산다이, 청춘들의 노래와 연애생활사』(공저) 등 연구논저 180여편
글쓴이가 섬 연구를 시작한 것은 대학원 시절인 1980년대 후반부터다. 당시 진도, 흑산도, 거문도 등지를 다니며 민속조사를 했으니 햇수로는 30년이 넘은 셈이다. 하지만 그 무렵에는 자료 수집 자체에 집중했으며 섬의 존재를 깊이 들여다보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도서문화연구원 멤버들과 공동 조사를 다니면서 섬 연구의 색다른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1997년 완도 금당도 조사가 그 시작이었다. 그리고 섬과 관련된 책과 논문을 꾸준히 썼다. 하지만 그때그때의 상황과 사정에 맞춘 경우가 많았다. 그것들과 별개로 본격적인 『섬 민속학』을 집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여의치가 않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다가 2015년에 1년간 일본에서 연구년을 보내면서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국연구재단의 출판지원을 받아 3년에 걸쳐 원고를 쓰고 고치면서 서두르지 않고 느리게 작업을 진행했다. 그렇게 이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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