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성황제는 단오제 행사의 일환으로 전해 내려왔다. 삼국시대 말 들어온 단오는 오랜 농경문화를 이어온 한국인들에게 공통적인 삶의 분모라 할 수 있다. 다만, ‘백리부동풍(百里不同風)’ 이라는 말처럼, 각 지역의 여건과 특색에 따라 다양하게 차이를 보인다. 그 가운데 전라 좌도의 산간지역에서 내려온 순창 성황제는 씨를 뿌린 뒤 풍년을 기원하는 기풍제(祈豐祭)의 성격을 띠는 동시에 관민官民이 함께 어울리는 축제(祝祭)로서 지역의 구심체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므로 순창에서 단오에 거행하던 성황제는 순창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새로운 문화자원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 이 글은 단절되었던 순창 단오성황제 연행의례를 고증을 거쳐 복원하고 이를 재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하였다. 이를 위해 성황제의 역사적 변천과 특성을 토대로 성황제의 행렬, 복식, 음식, 무속 제의, 정재, 건축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나아가 성황제가 오늘을 사는 지역민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새기고 이를 올바르게 계승·발전시키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