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학이 실상을 담고자 애써온 인간의 삶은 역연亦然하다 오히려 나날이 달라지는 도시를 배경으로 전대미문(前代未聞)의 민속 현상이 난무하는 요즘이야말로 그 속을 톺아보는 안목과 통찰이 필요한 때인 듯싶다. 25년 전 저자를 도시민속 연구에 소환한 것은 루핑을 덮어쓴 채 부산 시내에 방치된 일제강점기의 근대건축물이었다. 이후 발품을 팔아 찾아다니며 만난 대평동 ‘조선소거리’에서 일하던 ‘깡깡이아지매’의 생애와 아미동의 일본인 공동묘지 위에 들어선 마을, 옛 하 야리아부대 주변에서 흘러나온 미국 대중문화, ‘흰여울문화마을’에서 마주친 피난민의 삶은 놀랍고도 진솔했다.
‘동아시아적 모순’이 응결된 부산은 개항과 식민 지배, 6.25 전란, 산업화로 인한 시련과 고난을 겪어온 도시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의연하게 시련 과 고난을 극복한 부산 지역민은 외래문물에 길항拮抗하는 한편 주체적 전유專有를 통해 나름의 도시민속을 만들어 전했다. 1920년대 염상섭의 “부산의 운명이 조선의 운명”이란 말처럼 부산의 도시민속 또한 그와 방불한 대표성과 상징성을 지녔다고 본다. 그런 부산을 답사 필드field이자 자료공급원으로 삼을 수 있었었다는 점이 저자에게는 축복이자 혜택이었다. 그간의 연구 과정에도 난관은 있었다. 현장에서는 지역민과의 사이에 엄연 한 시각차와 심리적 거리가 존재했고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도시의 변화가 기억을 지우고 자료를 없애며 연구를 앞질러 갔다. 무엇보다 ‘식민’과 ‘근대’가 착종된 도시민속 사례를 분석하고 해석할 연구방법론을 모색하기 어려웠다. 그런 터라 아직 구상만 해둔 연구 주제는 언제나 글에 담을 수 있을지, 일모도원日暮途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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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사
총론 - ‘내 것 아닌 나의 것’, 한국 도시민속
제1부 타자화를 극복한 혼종성
1장 한국 도시민속의 타자성과 주체성 2장 개항지 도시민속의 식민주의 3장 근대 생활문화 수용의 맥락 4장 생활문화의 전유, 초상사진 5장 ‘동래권번’과 ‘동래기영회’의 혼종성 6장 미국 대중음악의 수용과 변용
제2부 표준화를 극복한 지역성
7장 지역연구 방법론의 적용 8장 부산 지역의 도시민속 고찰 9장 어업지역에서의 어촌민속 전승 10장 부산의 일본 귀신담 전승 11장 ‘주변부’ 지역민속의 생성과 소멸 12장 ‘깡깡이아지매’의 산업민속 13장 지역민속을 활용한 <도시민속축제>
참고문헌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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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하 金楨夏 Kim, Jung Ha 국립한국해양대학교 명예교수.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대학원 국문과에서 석·박사 과정을 이수하며 민속학과 국문학을 공부했고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된 바 있다. 국립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로 28년간 재직하며 도시민속과 지역학, 근·현대 지역문화를 연구하고 강의하는 한편 부산광역시의 도시재생과 지역축제, 지역 문화유산 보존 등 문화행정 자문에도 참여했다. 저서 『바다를 담아낸 소설과 민속』, 『나는 바다로 출근한다』, 소설집 『그림자는 없다』 외에 공저 『문화권력과 버내큘러』, 『도시마을의 민속문화』, 『이향과 경계의 땅 부산의 아미동 아미동 사람들』, 『낯선 이방인의 땅 캠프 하야리아』, 『신삼국유사』 등이 있다. 논문 「한국 도시민속 연구를 위한 지역연구 방법론 활용」, 「도시마을 민속의 타자성과 주체성」, 「개항지 도시민속의 식민주의에 대한 비판적 고찰」, 「근대 서구 생활문화 수용의 맥락」, 「부산의 일본 귀신 전설에 대한 도시민속학적 고찰」, 「근대산업화기 여성근로자의 산업민속」, 「미국 대중음악의 수용 과정에 대한 민속예술론적 시론」, 「부산의 지역축제를 위한 지역민속 활용방안」, 「어촌민속 전승에서의 어촌계 역할과 전승 양상」, 「한국과 일본의 이문화수용 비교」, 「근대 산업화 유적에 대한 한일의 관점 비교」, 「탈식민주의담론에 의한 동아시아 근대역사유적 보존과 활용 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 등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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