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도 온도가 있다. 고향이라는 말만 들어도 따뜻한 온기를 느낀다.
함께 떠오르는 사람들, 꿈과 기억 속에 언뜻언뜻 나타나는 3차원 이상의 풍경, 그리고 즐겁고, 안온하고, 또 뭘 잘 모르던 시절의 일들이며, 이런 것들이 한데 버무러진 아련한 느낌에 순간순간 빠져들게 하는 마법같은 낱말이 고향이다. 그러나 고향에는 항상 부채감이 있다. 얼마라는 계산을 할 수도 없고, 그래서 평생을 살아도 갚을 수 없는 부채감이다. 마냥 좋지만, 마냥 부담으로 남는 진한 뭔가가 있다. 언젠가 한번은 고향에 대한 글을 완성해야 한다는 그런 막연히 감상 섞인 의무감에 젖어 살았다. 더구나 민속을 전공한답시고 이것저것 글을 쓰는 입장이라서 이러한 의무감은 더했다. 진도가 고향인 민속학자에게 부과되는 당연한 의무라도 되는 듯이. 진도군지의 편찬 책임을 맡으면서 크게 느꼈다. 크고 작은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작아만 보이던 진도가 우주만큼 크게 느껴졌다. 속속들이 아는 것도 불가능할뿐더러 거칠게나마 알고자 해도 접근의 한계는 너무나도 뚜렷했다. 그래서 진도의 민속을 가장 잘 안다고 한번도 자부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부끄러울 정도로 누구누구에게는, 실명들을 여기서 거론할 수는 없지만, 대적 불가라는 한계를 느낄 때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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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진도의 문화적 전경과 민속문화의 역사적 배경
01 문화적 전경foreground으로서 예술과 민속의 발현 02 민속의 배경background으로서 전란과 해난사고의 트라우마
2부 | 생사의 갈림길을 여는 굿과 상장의례
03 망자의 한과 원을 풀어주는 진도씻김굿 04 축제인 양 치러지는 진도의 상장례 풍속
3부 | 죽음의 집단기억으로서 마을신앙
05 민속문화적 특성을 구유하고 있는 마을신앙 06 귀신을 가두고 풀어주는 민간여제 07 진도의 마을지킴이 덕병마을의 마을굿
4부 | 맺힘과 풀림의 미학으로서 예능민속
08 노동요를 유희요로 바꿔 더 흥겨운 진도아리랑 09 원형의 미학과 풍요의 잔치 강강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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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수
땅속의 감자를 캐며 씨알을 살피듯, 민속현장에 묻혀있던 민속을 캐내면서 반평생 이상을 살았다. 1955년 진도에서 태어난 덕택에 어려서부터 민속에 친숙했으며, 1981년부터 전남대학교 대학원에서 지도교수 지춘상 선생의 문하에서 민속학을 공부하다, 천행으로 1989년 전남대 교수가 되어 2021년까지 근무했다. 훌륭한 제자가 많다고 부러움을 살 때가 가장 좋고, 100여편의 논문과 100여권의 저역서가 그나마 위안이 된다. 한때 대학에서 박물관장도 하고, 한국민속학회장, 한국민속학술단체연합회장, 남도민속학회장, 국어교과교육학회장, 한국어문학연구소장, 문화유산연구소장, 그리고 진도군지 편찬위원장 등을 역임했지만, 언제나 직함을 감당하기 힘겨웠다. 그러나 2013년부터 현재까지 진도학회장을 맡고 있는 것은 영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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