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병탁의 평론은 우리 문단에서 보기 드물게 웅숭깊다. 그의 글에서는 오래 묵은 갈치속젓 같은 갱미가 배어난다. 이것은 그가 지닌 무골호인적인 너그러움과 만화경 인간사들에 대해 아예 화내는 법을 잊어버린, 그런 화통한 인간만이 도달할 수 있는 천혜의 비평적 경지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의 비평 속에는 날카로운 칼날보다는, 따스한 인간적 입김과 탁배기집 술상머리의 진솔함과 시인의 마음을 측은지심으로 감싸주는 배려가 있다. 이른바 ‘예리한 비평안’이란 것으로 시인들을 몰아세우기보다는, 오늘날 오갈 데 없는 외로운 시인들을, 굽이굽이 호남과 충청 땅을 감싸 안고 흘러가는 저 금강 물줄기처럼, 끊임없이 쓰다듬고 어루만지며 위로해준다. ― 김익두(시인·문학평론가)
“그동안 전문비평가들에 의해 수행된 비평들이 지나친 개인적 신념으로 문학예술의 심미적 측면을 도외시한다거나 경도된 담론의 잣대로 작품을 재단하려 한 경향이 있었음은 사실이다. 따라서 문학비평이 무미건조한 학문연구의 지적작용으로 간주되어 독서의 유쾌함 대신 난해한 수식을 대하는 것처럼 일반 독자들의 머리를 흔들게 만들고 있다는 부정적 견해에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호병탁 비평가의 첫 평론집 『나비의 궤적』 머리말의 일부이다. 그의 비평이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는지 잘 드러나 있다. 일반 독자들은 물론 작가들까지 그의 비평에 호의적인 까닭이기도 하다. 이 책 곳곳에서 우리는, 나비처럼 “수직이착륙은 물론 꽃과 꿀이 있다면 어느 쪽으로도 즉시 방향 선회할 수 있”는 심미안을 토대로 탄탄하게 구축된 비평의 진면목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 윤효(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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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제1부 서정의 힘으로 삶의 근원을 파고드는 예지 경景에서 경經을 보는 심안-홍사성의 『내년에 사는 법』
달빛에 헹구고 햇빛에 말린 짧은 시의 아름다움-윤효의 『참말』
우직한 열정으로 빚어 낸 휘황한 보석-윤범모의 서사시 『토함산 석굴암』
지모밀에 눈 내리던 날-진동규 시집 『곰아, 곰아』
낙엽 밟고 먼 길 걸어서 퇴근하는 시인-복효근 시집 『꽃 아닌 것 없다』
우리 것을 우리 식으로 읽으라고 가르치는-김익두 시집 『지상에 남은 술잔』
제2부 선의 경지에 이르고 있는 비상한 혜안 꿈틀대는 싱싱한 생명력-조기호의 작품세계
마침내 선의 경지에 이르고 있는 ‘소음과 번뇌’의 정신적 승화-문효치의 근작 시
파도에 얹힌 하얀 나비-서상만의 『분월포』
놀라운 눈, ‘현빈의 진리’와 ‘똥덩어리’를 조화롭게 함께 보는-최명길의 『아내』
‘불타는 얼음’을 품고 응시하는 세계-허영만의 『불타는 얼음』
제3부 싱싱하게 뿜어대는 존재들의 가치 선사禪師의 또 다른 목소리, 쌀 한말 짊어지고 쩌렁쩌렁 딸 이름 불러대는-이종문의 『아버지가 서 계시네』
굵고 짧은 선으로 그려진 참 아름다운 풍경-황재학 시집 『검은 잎사귀의 노래』
하찮은 것들이 뿜어대는 존재의 가치-김영 시집 『나비 편지』
생生, 평생 밥술 ‘뜨다가’ 어느 날 밥술 놓고 세상 ‘뜨겠지’-오인태의 『슬쩍』
‘마른 젖꼭지’ 물려보려고 ‘앞섶’ 걷어 올리는 작은 못-박기섭 시집 『오동꽃을 보며』
제4부 놀라운 상상력으로 서로 손잡는 의미들의 연결고리 바람이 손 내밀어 잡아주는 펄럭이는 신문 한 쪽-김규화 시집 『바다를 밀어올린다』
겨울 끝, ‘바람의 매듭’이 풀리면 다가올 ‘따뜻한 봄바람’-태경섭의 시집 『안부』
‘미륵보살’과 ‘컵라면’이 동격으로 연결되는 놀라운 상상력-양아정의 시집 『하이힐을 믿는 순간』
‘수식’과 ‘뛰는 새’와 ‘신파’의 틈새가 만드는 의미의 연결고리-이우디 시집 『수식은 잊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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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문학평론가. 충남 부여 출생. 한국외국어대, 원광대대학원(문박). 문예지 표현 주간, 문예가족 회장. 채만식 문학상 운영위원, <혼불>문학상 심사위원 제18회 표현문학상, 제1회 군산문학상, 제6회 아름다운 문학상 시집 『칠산주막』, 평론집 『나비의 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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