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죽음 이후에 펼쳐지는 저승길은 어떤 모습으로 상상되었을까?
충남 태안 지역의 앉은굿 법사들에게 죽은 자를 저승으로 천도시키기 위한 경문인 『황천해원경』이 전해진다. 정든 가족과 이웃을 뒤로하고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는 험난한 여정을 거쳐 저승 세왕의 심판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이 경문의 내용 대부분이 망자의 저승 가는 길에 집중되어 있다. 이처럼 망자의 저승가는 길이 상세히 묘사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저승길을 거쳐 망자가 저승에 안착하는 노정 그 자체가 그의 해원 과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망자의 유족들도 이 경문을 들으면서 망자와 노정을 함께 하는 듯한 감정을 갖게 된다. 이 경문은 죽은 자를 위한 문서이기도 하지만, 산 자가 듣는 것이기도 하다. 살아있는 사람은 여러 죽음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들음으로써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미래의 삶을 재설정한다. 그와 더불어 궁극적으로 자신의 죽음도 수용하고 극복할 수 있는 의지를 부여받는다.
이승에서의 고단한 삶을 살지 않은 이는 없다. 그 삶을 마치고 사랑하는 사람들, 정든 이웃의 곁을 떠나 먼 길을 떠나는 망자를 위한 마지막 이별의 말이며, 배웅의 노래이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위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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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01 머리말
02 『황천해원경』이 전하는 과정
03 『황천해원경』에 묘사된 저승길 원문 1. 망자를 데리러 오는 저승사자 원문 2. 저승사자들을 따라 집을 나서는 망자 원문 3. 망자를 버리고 사라지는 저승사자 원문 4. 청의동자의 도움을 받아 강을 건너는 망자 원문 5. 다시 나타난 저승사자들에 이끌려 세왕 앞에 선 망자 원문 6. 인생의 재미를 누리고 선심공덕도 했는지 묻는 세왕 원문 7. 극락세계로 천도되는 망자
04 『황천해원경』에 보이는 사회배경 1. 저승길과 정치배경 2. 유배길이 투영된 저승길 3. 저승길과 인정
05 맺음말: 『황천해원경』의 생사관 1. 인생의 허무를 극복 2. 무한한 시간 안에 설정되는 조상과 후손 3. 바람직한 인생관
부록 1. 황천해원경(이내황 본) 전문 2. 황천해원경유사본 비교표(이내황 본/한응회 본/박필관 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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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범 林承範
한남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고궁박물관, 문화재청을 거쳐 현재 국립무형유산원 학예연구관으로 있으며,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남대학교 등에서 문화재학, 한국민속학 등의 강의를 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태안 설위설경』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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