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농사의 실상을 알려주는『 농가월령가』, 향반층의 산물임을 기억해야 한다 『농가월령가』는 조선 후기 농촌 사회의 생업인 농업과 관련한 여러 사실을 묘사한 월령체月令體 장편가사로, 전체 14단락으로 되어 있다. 열두 달의 12단락 전후에 서사단락序詞段落과 결사단락結詞段落이 부가된 것이다『. 농가월령가』를 통해 조선 후기 농민의 생활, 즉 농사의 실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농민이 살아가는 삶의 전폭을 보여주는 자료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농가월령가』는 조선후기 농민과 농사의 실상을 알려주는, 대단히 소중한 자료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주의할 것은 이 가사가 농민 스스로 자신들의 생활을 노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향촌의 양반인 정학유가 농사일에 힘쓸 것을 농민에게 권유하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10월령에서 마을 잔치 때 동장이 농민에게 하는 말에 잘 드러나 있다. 특히“ 이런 일 자세 알면 왕세王稅를 거납拒納할까”라고 한 데에서는 당시의 사회적인 모순이 첨예하게 나타나고 있다. 농민은 세금의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 토지를 버리고 떠돌아다니는 유망流亡을 선택한바, 그것이 왕조에 심대한 타격이 되었던 사정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12월령에서“ 제 시골 제가 지켜 소동騷動할 뜻 두지 마소”라고 한 것은 그러한 움직임이 지배층에게는 심대한 위협이 되었음을 말해준다. 요컨대『 농가월령가』는 조선 후기 농민의 동요와 저항을 무마하기 위한 향반층 의식의 산물이었다.
『 농가월령가』는 정규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적어도 제목은 알고 있을 것이다. 계절의 변화와 함께 농촌에서 할 일을 매달 서술한 조선 후기의 가사라는 정도도 웬만하면 알 것이다. 필자의 학창시절에는 국어교과서에 실려 있기도 하여 곧잘 주요 시험에 출제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 작품을 쉽게 접근하게 해 준 주석본들을 두루 검토해 보니, 충분치 못하거나 모호하거나 심지어는 잘못된 풀이가 의외로 많이 발견되었다. 텍스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확립되지 않았음에도 작품의 지향이나 작가의식 같은 것을 도출해내는 논문들이 여럿 나온 것을 보고 무척 의아해 하였다. 그래서 좀더 충실하고 상세한 주해본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 책을‘ 주해본’이라고 한 것은 기존의‘ 주석본’과 구별하기 위해서이다. 주해나 주석이나 결국은 같은 말이기는 하지만, 주석이 특정 단어나 개념에 대한 뜻풀이라면, 주해는 맥락을 좀 더 잘 짚어주는 일종의 해설에 가깝다고 여겨 달리 써 보았다. 모쪼록 이주 해본이 앞으로 좀 더 깊이 있고 의미 있는 연구와 논의에 작은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
|
|
책을 펴내며 해제 일러두기
서사 정월 이월 삼월 사월 오월 유월 칠월 팔월 구월 시월 십일월 십이월 결사
참고문헌 찾아보기 영인본影印本
|
■ 지은이 정학유 丁學游
■ 주해 진경환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학위(한국고전문학)를 받았다. 현재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양기초학부 교수이다. 지은 책으로 『집 잃은 개를 찾아서 : 리링, 다산, 오규 소라이, 난화이진과 함께 떠나는 진경환의 논어 여행』(1·2권), 『백마강, 한시로 읊다』(편역주), 『전통, 근대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권력』(공저), 『고전의 타작』, 『이야기의 세계 1』 등이 있고, 옮기고 주석과 풀이를 덧붙인 책으로『 서울·세시·한시』와『 구운몽 : 누가 꿈이며 꿈이 아니냐』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