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2월, 어떤 친구는 상선 사관에 대한 부푼 꿈을 안고, 어떤 친구는 자포자기한 듯한 표정으로 보라색 이불 보따리를 들쳐 메고 아직도 공사 중이던 캠퍼스를 지나 매섭게 몰아치는 겨울 바닷바람을 맞으며 을씨년스럽게 서 있던 목포시 대반동에 위치한 기숙사를 오르내린지 벌써 40여 년이 흘렸습니다. 어느새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대부분 손자 손녀들을 둔 반백의 할아버지 되어 추억 보따리 하나씩 들러메고 다시 여기에 모였습니다.
이 글들은 이제 거의 은퇴를 앞둔 목포 해양대 제23기들 (항해, 기관, 통신전공 졸업자 약 450여 명)의 약 40여 년의 승선 생활에 대한 회고 자서전적인 글들을 모은 것입니다. 졸업 후 지금까지 40여 년 동안 바다와 함께 한 동기도 있고 일찍이 육지로 회귀하여 바다와 관련된 생업에 종사하는 친구들의 글도 있습니다.
모든 동기들의 그들만의 특이한 현장 경험들을 여기에 모두 소개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제약으로 겨우 20여 동기들의 바다 생활에 대한 추억만을 소개할 수 밖에 없어서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글을 모아 놓고 보니, 졸업 후 서로 소식도 모르고 지냈던 지난 40여 년 동안 각자의 삶이 그리 만만치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한편, 지금도 바다 생활을 즐기며 유능한 선장·기관장으로 승선 중인 동기들의 모습이 과거를 회상하게도 합니다.
그리고 처음 승선을 시작했던 70년대 후반과 지금은 흘러간 세월만큼 선박내의 생활과 우리나라의 해운계도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기술적인 변화로써 일례로 우리가 처음 승선을 시작한 7~80년대만 하더라도 항해사는 주로 육분의sextant를 가지고 해와 별의 고도를 측정하여 선박의 위치를 얼마나 정확하게 알아내는가에 따라 항해사의 실력(?)을 가늠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GPS와 전자 해도로 바뀌어 항해사의 낭만과 멋이 사라진 지 오래인 것 같습니다. 통신장비의 발달로 육상과 실시간 교신하면서 태풍이나 허리케인의 방향과 세력을 분석해서 항로를 선택하고 무사고 안전항해를 통해 인명과 재산을 지키는 요즘이야말로 “신 항해시대”가 아닐까?
또한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메신저를 통해 때로는 밴쿠버에서, 때로는 유럽의 어느 항구에서, 심지어는 케이프타운 희망봉을 항해하며 안부를 실시간으로 전해오는 동기들의 모습을 볼 때 가족 편지 한 통 받는 것이 큰 위안이었던 과거와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아무튼 40여 년의 세월 동안 우리 친구들 고생 많이 했다, 회고록을 쓰라고 했더니 맨날 고생한 이야기 혹은 죽을 고비 넘긴 이야기뿐이었지만 어찌 40여 년 세월 동안 허구한 날 죽을 고비만 있었겠는가? 오히려 일반 사람들은 경험해 볼 수 없는 낭만과 행복한 항해가 더 많았으리라~ 군 생활의 무용담이 약방의 감초처럼 대한민국 남자들의 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것 이상으로, 우리 또한 바다에서의 특별한 경험과 삶에 대한 이야기는 몇 날 밤을 지새워도 끝나지 않을 이야기들일 것입니다. 또한 바다를 동경하는 보통사람들에게는 바다 생활은 마냥 신비롭고 환상적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서두에 고백했듯이 이 글들은 문인이 아닌 순수한 뱃사람들의 글이다 보니 어설프고 부족함이 많습니다. 이 책을 접하시는 모든 분들께 이 점 널리 예쁘게 봐주시고 양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이 책을 출간하는데 수고해준 동기들, 특히 밤을 세워 편집을 맡아준 박철남 동기(C), 여러 동기들에게 원고를 독려하고 많은 선박 전문 용어를 일일이 주석을 달아준 자칭 타칭 큰 머슴 박승규(E) 그리고 대외적인 문제를 담당해준 이영대(E) 동기에게 먼저 고마움을 표하고 그 외에도 이 책의 출판에 진심 어린 격려와 도움 준 동기들, 물질적인 협조로 이 책을 완성하게 해 준 많은 선후배, 동기들 그리고 출간 전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이재우 명예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무튼 우리의 미천한 경험담이 앞으로 승선하려는 후배님들이나, 중·고등학교 학생들 그리고 모든 여러분들에게 미미 하지만 해상생활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으며 또한 아직도 뱃놈으로 비하 받는 선원들 특히 상선 사관에 대한 이 사회의 인식이 확실히 바뀌길 바라면서 해양 대국으로 세계를 제패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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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출간 하며 축사 축시 1. 바다, 바람 그리고 바램 ― 박성북 2. 출항 ― 최익주 3. 처녀항해 ― 박승규 4. 코레히도르 섬에 다녀와서 ― 김동효 5. 무단탈사 1호 ― 김삼성 6. 나의 ABSTRACT LOG ― 김영섭 7. 내 안의 그래 島 ― 김봉천 8. LUWAK, Sulawasi, Indonesia의 노나 ― 김영섭 9. 선상 실습 및 3등항해사 ― 나용수 10. 바다 海! ― 김봉천 11. 내 인생의 최후가 될 뻔 했던 이야기 ― 나용수 12. 술에 대한 단상 ― 박종서 13. 세월歲月 ― 이영대 14. 어쩌면 ― 이요복 15. 아침 바다 ― 최익주 16. 어느 날의 항해일지 (1) ― 김재성 17. 선박 화재 ― 이준성 18. 사라진 추석 ― 이요복 19. 황노인과 바다(부제: 휘파람새와의 7일간의 동거) ― 황인덕 20. 적도제 소회 ― 이요복 21. 수평선 위에 미소를 띠다 ― 임채만 22. 질투하는 석양 ― 최익주 23. 추억의 기나긴 항해 ― 최종문 24. 긴 세월을 되돌아보며 ― 진해장 25. 특별기고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마지막 수배자 윤한봉을 밀항시키다 ― 최동현 26. 사선을 넘어 ― 최양춘 27. 장대를 부여잡고 ― 김종옥 28. 어느 날의 항해일지 (2) ― 김재성 29. 해적항로 항해일기 ― 황인덕 30. 편집후기 ― 박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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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Gim, Young Seob e-mail : agbkor@naver.com 목포생. 국립목포해양대학교 항해학과 졸업. 현대엔터프라즈, 한국선무 항해사 승선. 한승선박/대영선박 총무/해무부 근무. 골드마린 이사 역임. 현) 탑에이스마린 대표이사. 수필 - ABSTRACT LOG 중에서 가끔은 생활이 지루하면 동해안에 가서 바다를 1-2시간 정도 보고 와야 한다. 집사람이 처음에는 나의 이런 행동을 이해를 못하다가 최근에서야 이해하는 듯하다. 집사람의 최근 명언이다. “배를 징하게(질리게) 탔어야 했었는데, 어중간하게 타고 내려서 이래요.” 우리 뱃사람들을 제대로 본 평가인 것 같다.
이영대 Lee Young Dae e-mail : ydlee_ocean@naver.com 목포 생. 국립목포해양대학교 기관학과 졸업. 세동상운 기관장 승선.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중도매인연합회장 역임. 국립목포해양대학교 재경동문회장 역임. 현) 아세아식물원 대표, (주)퍼슨 대표이사. 수필 - 세월 징기스칸은 안장 위에서 대륙을 제패 했고 마도로스는 배위에서 세상을 탐하였다. 시대적 소명이 여기까지인지라 못다한 꿈일랑 후대들 몫으로 남겨야 하지 않겠나……
박승규 Bag Seung Gyu e-mail : goocean@hanmail.net 서울 생. 국립목포해양대학교 기관학과 졸업. SANKO LINE 외 태평양마도로스. 기계 제조업체 근무. 토목회사 근무. 현) 개인사업. 수필 - 처녀항해 친구 동현이와 함께 일본, 중동, 남아프리카 등을 항해하며, 태평양 마도로스가 되었다. 많은 에피소드를 간직하고 파도위의 추억을 마치지만, 친구들과 함께 주변의 많은 것을 보고, 마음을 나누면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박철남 Park Chull Nam e-mail : pcnchoy@hanmail.net 서울 생. 국립목포해양대학교 통신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 졸업. 문화방송 입사. 평화방송국장 역임. 대신총회신학연구원 졸업. 남북공동체 지도자과정 수료. 현) 한두테크 대표, (주)신원기술단 상무. - 편집하며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지나가듯 우리는 꿈을 꾸었다. 성경에 “내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중략)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요.” 우리는 우리의 꿈을 꾼다. 소박한 우리 동기들의 꿈을 『청춘의 바다』 수필집에 모아 열매를 맺고 늦가을 추수를 기다릴 수 있으니 감개무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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