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다 보면 혹은 살다 보면 가끔씩 길을 잃을 때가 있다. 가끔씩 길을 잃어보는 것도 생각만큼 나쁘진 않다. 중요한 것은 길은 잃더라도 내 자신은 결코 잃지 않는 것이다. 내 자신을 잃지만 않는다면 길은 어디로든 다시 이어진다. 사람에 지치고, 마음이 힘들어질 때면 절집을 찾는다. 절집 가는 길을 천천히 걸으며 내 마음 속의 길로 접어든다. 처음에는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려고 걷기 시작한 길도 한참을 걷다 보면 걷는 일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마음속 짐을 내려놓겠다고 생각했다가 짐을 들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이 단순해지면 이런저런 감정에 막혀 가려져있던 내 마음의 길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생각’을 내려놓고 ‘마음’을 만날 수 있는 시간, <길이 고운 절집>을 찾아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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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Ⅰ 나부끼는 꽃잎에 마음은 흔들리는데 01. 문경 김룡사 ― 계속 더 뻔뻔해지세요 02. 함안 장춘사 ― 복사꽃 흐르는 물에 아득히 가버리니 인간세상이 아니로다 03. 서산 천장사 ― 하늘이 숨긴 절에서 나를 향해 활시위를 당기다 04. 아산 봉곡사 ― 회색빛 잡념은 초록빛 솔숲이 거둬가고 05. 서산 개심사 ― 숲의 나무들이 오롯이 걸어와 기둥이 되었네 06. 순천 선암사 ― 선암매가 지입으로 하넌 말이
Ⅱ 먼지 낀 이 마음을 무엇으로 씻어낼꼬
07. 화순 운주사 ― 이불 대신 별을 덮고 장좌불와(長坐不臥)에 들다 08. 경주 백률사 ― 땅속에서 염불소리 들린 곳에 부처님이 계시더라 09. 안동 봉서사 ― 허공에 걸린 액자는 제 스스로 풍경을 바꿔 걸고 10. 강진 백련사 ― 슬픈 마음이 오갈 데 없어 나만 찾기 때문인가 11. 하동 쌍계사 ― 눈 속에서 칡꽃이 피어난 자리에 물소리가 맑더라 12. 공주 마곡사 ― 안개 속의 다리를 건너 극락을 만나다
Ⅲ 유리로 된 땅에 맑은 바람 불어오니 13. 부안 내소사 ― 그림자에 꽃이 피니 반야용선에 꽃비가 내리더라 14. 영주 부석사 ― 그 곳에 가기 위해 가는 어리석음 15. 고창 선운사 ― 유리로 된 땅에 물고기는 승천을 하고 16. 부여 무량사 ― 무심한 풍경이 마음속에 가만히 들어와 눕네 17. 평창 상원사 ― 고양이에게 소원을 빌다 18. 완주 화암사 ― 바위 위에 피어난 겨울 연꽃
Ⅳ 길은 끝나는 곳에서 다시 시작되더라 19. 울진 불영사 ― 거북이가 대웅전을 등에 업은 까닭은 20. 의성 고운사 ― 외로움도 곱게 물이 드는 길 21. 대구 중암암/묘봉암 ― 돌구멍 절과 돌 낀 절 22. 장성 백양사 ― 물가를 걷는 그대, 참 몸은 누구이고 그림자는 또 누구인가 23. 여주 신륵사 ― 구름 속 노닐던 용이 탑 속에 머물러 있네 24. 괴산 각연사 ― 길을 잃고 나를 얻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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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 영
길치 여행작가.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작가.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대우건설 기획실에서 열 심히 숫자를 다뤘다. 이후 월간 여행지 기자를 거쳐 현재 프리랜서 여행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무엇이든 배우기를 좋아하는 호모 스투디오수스Homo Studiosus여서 항상 뭔가 배울 궁리를 하며 지낸다. 사람치, 마음치여서 상처도 잘 받지만, 길치인 덕분에 더 많이 걷고, 보고, 생각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할 만큼 대책 없이 긍정적이다. 길을 헤매는 것이 일상이지만 ‘길은 어디로든 이어진다’는 생각 에 오늘도 길 위에서 헤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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